미래지구: 스토리(하)
괴수들은 정말 엄청난 숫자였다.
원래는 그리 위협적이지 않던 생물들조차
괴수화가 진행되고부터는 거대한 덩치와 포악한 성격을 가지게 되었고, 방사능에 몸이 녹아내려 죽어가던 사람들 역시 끔찍한 괴수가 되었다.
괴수들은 몸의 전체 또는 일부가 괴사하거나 녹아내리는 상태가 다수였고,
거대한 덩치와 질긴 생명력으로 인해
웬만한 둔기류로는 퇴치가 힘들 지경이었다.
괴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것을 닥치는대로
잡아먹고 삼켰으며, 그 피해는 막심했다.
인구는 줄고 괴수는 많으니 잡아도 잡아도 끝이 나지 않자 인류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셸터" 를
건축하기에 이른다.
과거의 법과 영광을 흉내내고 문명을 재건하고자
하는 시도...
그러나 이미 과거 사회에서 '강력범죄' 라 규정하는 것들이 일상처럼 일어나는 상황이었고,
처음 벽을 짓는 이들을 비웃으며 방해하는 세력 또한 존재한다. 그들은 벽을 짓는 이들을 죽이거나 벽을 무너트리기도 하는 무법자들이었다.
그러나 결국, 벽은 지어졌고 조악하게나마
안과 밖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러,
벽 안에는 서로 법으로 보호하는 이들이,
벽 밖에는 무법자들이 살게 된다.
벽 안은 이백 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며
과거 현대 문명을 재건해냈고, 벽 밖의 무법자들은 여전히 난교하고, 살인하고, 강간하고, 노예를 사고팔며 지내고 있게 된 것이다.
벽 안의 이들은 벽 밖의 이들을 범죄자의 후손이라 생각하고, 절대 다수의 부랑자들은 실제로 그렇다.
괴수들은 어째서인지 계속 번식하고 끊임없는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수명도 생각보다 길어 결국 박멸시키지 못했고, 벽 밖의 부랑자들은 매일같이 떼거지로 죽어나가며 벽 안도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매번 전투원들을 파견해 괴수들이 벽 근처로 접근하지 못하게 소탕한다.
그렇게,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